무한/독서

[발췌] 가부장제 깨부수기

Mu Han 2023. 4. 22. 16:51

추천 해제

백년 전 여성에게 참정권을 달라고 사위하던 여성 참정권로자에게 중절모를 쓴 신사들은 왜 귀부인들이 정치 같은 골치 아픈 일에 관여하려고 하냐며 남성에게만 참정권이 있는 건 여성에 대한 배제가 아닌 배려라는 헛소리를 한 적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온정적 성차별주의자'라고 부른다. 또한 문제 자체의 초점을 이동시키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성차별이 아니라 젠더 갈등에 있다는 식이다. 문제의 초점이 이렇게 이동하면 문제해결에 대한 방법론도 달라진다. 성차별이 문제라면 성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제더 갈등이 문제라면 갈등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는 해법이 등장한다. 성차별주의자들이 아니라 성차별을 없애자는 페미니스트들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모든 여성이 모든 남성보다 지위가 낮은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간 여성이라 해도 그 위에는 남자가 있다. 스웨덴의 여왕이었던 크리스티나(1626~1689)는 약 삼백년 후인 1965년에 관이 파헤쳐졌다. 여왕의 '성적 구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여왕이 생물학적으로 여자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크리스티나가 결혼을 거부했고 의 상 및 액세서리에 관심이 없었으며, 수학, 천문학, 철학 등과 같은 정교한 학문에 통달했고 8개 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을 두고 이를 '여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증거'로 제출했다.


- 권김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