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여인의 향기에서도 그렇고 이번에 천일의 약속에서도 그렇고…
죽을 병을 가진 여인들이 등장한다. 그 여인들은 가난하고 보잘 것 없으나, 당연히도(?) 심신이 다 예쁘고 부모만 잘 만났으면 재능을 발휘함으로 사회에 기여할 만한 좋은 인재들이다. 즉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란 야그...
그래서 or 그리고 그 여인들에게는 굉장히 가진게 많아서 지킬 것 또한 심하게 많은, 게다가 유능하기까지한 남자들이 있다.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됨으로 자신이 가진 사회적 지위/부/대인관계 등 많은 것들과의 단절이 야기되는 사실을 알지라도 그 남자들은 그녀들을 격하게 사랑한다. 심지어 그녀가 시한부 인생임을 알게 되었음에도 말이지.
물론 현실에도 이런 사람 있을 것이다. 세상은 워낙 복잡다단한 여러 층위의 인간들로 조합되어 있으니까…게중에 있을꺼다.
근데 그들이 아주 극소수 아니 희귀할 정도라는 것을 드라마들은 그닥 반영하지 않는 거 같아서 약간의 불만이 생긴다. 너무 자주 나오잖아 비현실적 캐릭터들이… 빈도수로만 놓고보면 말이지….
나의 아빠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환자로서 그 질병을 짊어지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그 과정을 함께 감내해야 하는 가족들의 고통은 또 얼마나 큰지…난 체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김선아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적당히 향유하면서도 그 드라마에 깊이 빠져들지 못하곤 했다.
(암 가족력을 떠나서 내 저질 체력 감안하면 나 여러모로 그닥 오래 살꺼 같지 않다는…그래서 알게 모르게 내안에는 ‘사랑’따위를 진부하다 생각할 만큼 투병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듯도 싶고...)
천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알츠하이머는 단순히 멍청이(극중 수애가 자주 쓰는 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존이 무너져 버리는 불가항력적인 질병이다.
과연 그런 질병을 가진 사람을 위해 당장 내일의 결혼을 취소할 수 있는 남자 얼마나 있을까?
과연 “그 지킬 것들”을 모두 내던짐은 물론이요 투병의 고통 소용돌이 속으로 풍덩 빠져들 만큼 무모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음냐… 내 눈앞에는 없는 거 같아서… 아니 난 못 그럴꺼 같아서가 더 정확하겠다…)
백번 양보하여 세상에 나와 같은 속물이 아닌….그 순간 그렇게 다 버리는 남자도 있다 하더라도… 그 순애보가 과연 죽는 순간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 드는건 어쩌란 말인가....
김래원은 앞으로 수애와 함께할 시간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알기나 하고 덤비는 걸까???
보고 있자면... 그 무시무시한 질병이 수반하는 통증을 '순애보'라는 한단어로 아름답게만 포장하기엔 그 고통의 깊이가 너무 암흑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들곤한다.
그러던 와중... 비슷한 논지의 글을 발견했기에….함께 트집을 잡아보는 바이다...
덧)
이런 불평글을 '딴지'가 아니라 '트집'이라 표현하는 이유는....
누가뭐래도 난 천일 드라마를 좋아하니까... 통속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통속을 비트는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며, 그들이 쏟아내는 대사에 최소한의 품위가 있으니까...이것 역시 대중심리를 한단계 격상시켜주는 발전이잖아...그것도 할머니 작가를 통해서...인정해줄껀 인정해줘야지....
가장 무식한 캐릭터로 그려지는 이미숙마저.... 본인이 임채무 사표 반려시켰대잖나... 애들 파혼과 자기들의 우정은 별개의 사안이라며...아무리 승질 나쁜 이미숙도 사리분별력은 정확하지 않은가.
물론 특히나 멋진 캐릭터는 김해숙... 그래~ 우리의 통속 드라마속에서도 이렇게 인격적으로 성숙된 엄마가 나올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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